티스토리 뷰

​날씨가 덥다. 미세먼지가 심해서 마스크를 썼더니 더 더운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아울렛에서 이것저것을 사고 부평공원으로 갔다. 부평공원에 간 김에 장도 봐야지 하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가? 생필품이긴 하지만 쇼핑을 계속 하게 된다. (아~ 이놈의 지름병)

바람도 이제는 살짝 더운 바람이다. 올해 처음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서 먹었다. 부평공원 근처에 있는 브런치까페 '공원앞커피'는 오늘도 사람이 많이 있다. 


"그리다가 망했다"

지난 주말에 비가 와서 공원 식물들이 쌩쌩한 느낌이다. 이팝나무는 절정에 이르렀고, 애기똥풀도 여기저기 피어있다. 들꽃들이 신이 난 것처럼 피었다. 꽃창포도 이제 피기 시작하는 것 같고....
큰봄까치꽃도 연못 주변 풀밭에서 많이 피어 있었다. 연필로도 그리고 싶어서 스케치를 했다가 망했다. 얇은 종이에 그리긴 했지만, 이상하게 연필이랑 나랑 맞지 않는 것 같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을 한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 것이다) 다양한 필기도구들을 써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피그먼트펜으로 다시 그렸다. 다이소에서 천원주고 산 스케치북을 재단해서 직접 실로 중철제본했다. 200g 재질이라 가성비로는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이제 한 페이지 정도만 남아있어서 또 만들어야 한다. 


개불알풀꽃이라는 일본명칭을 큰봄까치꽃이라고 우리말로 다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고 채색하는 동안 주변에 까치소리가 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식물들은 대부분 여러 개의 이름을 갖고 있다. 지방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기 때문인데, 더러 민망한 것도 꽤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개불알풀이다. 열매의 모양이 희한하게도 개의 불알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게 조금 더 큰 것이 큰개불알풀이다. 봄소식을 전하는 까치 같다고 해서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른다는데, 특징을 살펴보면 차라리 큰개불알풀이 낫다 싶다. 그렇지만 서양인들은 꽃이 피었을 때 보이는 수술 2개가 꼭 눈처럼 보이는지 ‘버드 아이(bird‘s eye)’, 바로 ‘새의 눈’이라고 부른다. 

<출처> 야생화 백과사전 : 봄편


"모여있으니 앙증맞고 예쁘다"


"연못분수대 열일중"


"튤립나무에 꽃이 피었다"


큰 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았는데, 전철길 옆쪽으로 난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이렇게 꽃이 피어있는 튤립(백합)나무가 두 세그루가 있었다. 집에 가려고 하다가 우연찮게 보았다. 하마터면 큰일날뻔 했다. 나무 기둥이 달랐는데, 왜 플라타너스라고 생각했을까? 생태드로잉 모임 밴드에 글을 올려서 내가 틀리다는 걸 알게 되었다. 플라타너스 꽃이라고 생각했을때는 본적없다 느꼈는데, 튤립나무라 생각하니 전에 본 기억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의 의식이란게 이렇게 무섭다. 다음부터는 꼭 모야모에 문의하고 확인한 후에 올려야겠다. 


우리나라에 가로수를 처음 심기 시작한 것은 고종 32년(1895) 내무아문(內務衙門)에서 각 도(道)의 도로 좌우에 나무를 심도록 공문서를 보낸 데서 비롯되었다. 신작로라는 새로운 길이 뚫리면서 가로수에 적합한 나무로 알려진 플라타너스(버즘나무), 양버들, 미루나무 등이 수입되기 시작하였고, 이때 같이 들어온 나무가 백합나무다. 학명에서 앞부분의 속명은 희랍어로 ‘백합꽃이 달리는 나무’라는 뜻이며, 뒷부분의 종명 역시 ‘커다란 튤립 꽃이 달린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말 이름은 백합나무, 혹은 튤립나무라 하며 두 개를 다 쓴다.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2 박상진, 김영사


​꽃을 납작하게 그려버렸다. 기회가 되면 또 그려보리라. 피그먼트펜으로 스케치 후 밑색만 일단 색칠. 집에 가서 과연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까? 


마무리 하고 집으로 가려는 데 부평공원 담장 옆에 찔레꽃이 피어 있었다. 찔레꽃을 그리기 전에는 노래가사처럼 붉은색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하얀색 꽃이 핀다는 걸 안다. 공원 안에도 찔레꽃 군락이 있다. 작은 개울길을 만들어놓은 다리 옆에 있는데 수풀이 우거지고 햇빛을 잘 못받아서 이제야 한두송이 피기 시작하고 있다. 부평도서관 옆 신촌초등학교 담벼락에 있는 찔레꽃은 지금 한창 화려하게 피어 있는데... 주차장 표시가 되어 있는 담벼락 쪽에도 이제 피기 시작하는 찔레꽃이었으나, 그래도 아쉬워서 스케치만 해보았다. 오늘은 원래 애기똥풀을 그려볼까 했었는데, 다른 식물들만 그려버렸다. 


찔레꽃은 다른 어떤 나무보다 해맑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숲속 그늘의 음침한 곳에서는 잘 만날 수 없다. 숲 가장자리의 양지 바른 돌무더기는 찔레가 가장 즐겨하는 자람 터다. 개울가의 무넘기도 잘 찾아가는 곳이다. 긴 줄기를 이리저리 내밀어 울퉁불퉁한 돌무더기를 포근하게 감싼다. 그런 다음 5월의 따사로운 햇빛을 잘 구슬려 향긋한 꽃내음을 만들어낸다. 다섯 장의 꽃잎을 활짝 펼치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을 소복이 담아둔다. 꽃의 질박함이 유난히도 흰옷을 즐겨 입던 우리 민족의 정서에도 맞는 토종 꽃이다.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 1 | 박상진 | 김영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