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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그리기가 쉽지 않다. 이번주 내내 이런저런 일들로 몸과 마음이 바빠져서, 날씨가 좋아도 공원에 짬을 내어 가지도 못하고, 오래전에 그려놓은 그림들도 사진만 올려놓고는 정리할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정리를 하고 있다. 

글을 작성하는 지금, 오늘이 올해 들어서 가장 더운 날이라는데...(서울은 30도까지 오를 예정이라고), 더위를 피해서 아침 일찍 공원에 나가볼까 하다가 결국은 밀린 업무와 이것저것 못한 것들을 처리하다 보니 오전을 금세 넘겨버렸다.

그래서 하나라도 줄이고자 이렇게 그림을 정리하는 중.


"전철 선로를 넘어가는 육교"

부처님 오신날에 비를 피하면서 부평공원에 있는 육교를 스케치했다. 한참뒤에야 색칠을 했는데, 부평에서 산 지가 14년이 넘었어도 저 육교는 항상 지나치기만 하고 정작 한번도 이용을 해본 적이 없다. 언제 한번 일이 없어도 모험삼아 육교를 올라가봐야 할 것 같다. 육교에서 전철이 지나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산딸나무"


산딸나무 역시 스케치만 하고서는 집에 와서 색칠을 했다. 그리는 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애를 먹었다. 사실 풀이나 나무는 좀 더 자세히 그릴라 치면 바람과 싸워야 한다. 뭐 그래도 인물이나 사람이 만든 조형물과는 다르게 자연물은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기에 좀 다르게 그려도 괜찮은 것 같다. 그린 다음날 공원에 간 김에 그린데서 채색한 것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하얀 꽃잎(정확히는 꽃잎이 아니고 잎이 변한 것이다) 같은 것이 중세 유럽에서 귀족이 목에 두르는 흰색 러프칼라같은 느낌이랄까? 깔끔하고 우아한 모양이다. 층층나무과라는데 흰색 잎이 기품을 더해줘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나중에 빨간색의 딸기 같은 느낌의 열매가 생기는데,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계속 뒤로 미뤄두고 있는 개망초, 언제 그리나"


"괭이밥"


"모기가 많다"


그늘에서 괭이밥과 선봄까치꽃을 한번에 그렸다. 그리는 와중에 모기가 발목을 물어서 며칠 가려웠다. 안티버그스프레이를 뿌렸는데도 모기들이 나를 좋아한다(ㅠ_ㅠ) 식물그리기는 좋아하지만 모기는 너무 싫다. 그래도 꾹 참고 그린 괭이밥을 그렸다. 작은 것들을 그리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괭이밥은 노란 작은 꽃이 피는 클로버 모양의 잎을 가진 작은 풀이다. 꽃이 다르니까 구분이 가능한 거지 클로버랑 같이 섞여서 피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토끼풀로 착각하기도 쉬울 것 같다.토끼풀과는 다르게 잎이 좀 더 작고 잎 중간에 하얀 빗살같은 무늬가 없다. 사실 전에 인천대공원 수목원에서 엄청 큰 미국토끼풀?을 본 적도 있는데 토끼풀 종류도 엄청 많은 것 같다. 

고양이가 속이 안좋을때 뜯어먹는 풀이라는데, 화원에서는 사랑초라는 이름으로 재배해서 판다고 한다. 아무래도 잎이 하트모양으로 생겨서일까? 

선봄까치꽃은 괭이밥 옆에서 자라고 있었는데, 길쭉한 대에 굵은 가시같은 이파리들이 사방으로 나면서 파란꽃이 아주 작게(정말 작게) 피어있었다. 이 꽃 역시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려야 했다. 봄까치꽃의 일종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모야모(식물검색어플)에 문의해보니 선봄까치꽃이라고 한다. 꽃이 큰봄까치꽃의 10분의 1정도 되는 크기일까?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식물에 개~, 선~ 등의 명칭이 앞에 붙어있는 이름이 많은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좀 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 링크>

산딸나무 

괭이밥

선봄까치꽃(선개불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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