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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장마로 근 열흘만에 부평공원에 나왔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보내느라 바쁘고, 이것저것 일정이 있다보니 마음만 부평공원에 가 있고, 몸은 못 가보는 형편이 되었다. 드디어 월요일이 한가해져서 오늘은 기필코 가보리라 마음을 먹고 오전에 공원으로 향했다. 

지난 토요일부터 엄청난 폭염이 시작되었다. 12시 이후가 넘으면 그리기가 힘들 것 같아서 오전에 일찍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래도 11시가 거의 다 되어가는 시간에 공원에 도착했다. 진짜 아스팔트길은 오전부터 열기를 내뿜고 있었는데, 그나마 공원 안은 나무그늘도 있고 바람이 상대적으로 시원한 느낌이었다.  그늘 아닌 곳은 엄청 따가웠지만 차들이 다니는 길가보다는 훨씬 좋았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미세먼지 줄이는데 식물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나무가 오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서 찾아봄)

닭의장풀(달개비) 2018.7.16 드로잉

오늘은 처음부터 닭의장풀을 그리겠노라 마음을 먹고 공원에 왔다. 마음에 둔 식물을 항상 나중에 그리게 되는데, 그래도 오늘은 미션성공이랄까? 괜히 돌아다니면 안될 것 같기도 한 마음도 작용을 한 것 같기도 하다. 장마가 끝나고서 닭의장풀이 여기저기 쑥쑥 올라오고 있어서 부평공원에도 이제 꽃이 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분수대 근처 도랑에서 피고 있었다. 역시 습한 것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다른 데도 많이 있을 것 같았지만, 포플러 나무 아래 그늘이 지기도 했고(나름 시원했다), 벤치도 있어서 덥지만 그림 그리기엔 좋은 환경이었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인 부분이 있어서 물비린내가 좀 심했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내가 그리고 있던 꽃은 아주 진한 파란색이었는데, 건너편 쪽은 연한 보랏빛이 살짝 도는 파란색꽃이 피어있었다. 같이 그려보고 싶었지만 그리기 힘든 장소에 있어서 패스. 닭의장풀은 달개비라고도 하는데, 달개비가 훨씬 정감이 있다. 
그리는 동안 매미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녹음을 하려고 동영상을 켜니 매미소리가 뚝 그친다. 그런데 벌써 매미소리가 들릴 때가 되었나 싶기도 하다. 

닭의장풀


버즘나무(플라타너스) 2018.7.16

달개비꽃을 일단 펜으로 스케치만 하고, 채색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집으로 가려다가 분수대 옆에 원형벤치 가운데에 있는 플라타너스가 시원한 바람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냥 갈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벤치에 앉아서 건너편 플라타너스를 그려보기로. 나무 전체를 그리기엔 스케치북이 작아서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나무 일부만을 그려보기로 하고 연필로 대충 위치만 잡아준 후 붓펜으로 빠르게 드로잉을 해보았다. 나뭇잎이 눈에 보이니 하나하나 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포기하고 물감으로 나뭇잎 부분을 표현해보았는데, 역시 쉽지 않다. 

한여름에는 되도록 일찍 나가서 그려야만 할 것 같다. 오후는 열기가 계속 쌓이기도 하거니와 모기가 극성을 부릴 것만 같다. 그래도 오전에는 벌레도 덜하고 그늘은 그나마 견딜만 하다. 모감주나무꽃과 자귀나무꽃은 오래 보는 것 같다. 모감주는 아주 화려하게 노란빛을 띄고 있고, 자귀나무도 무성하진 않지만 여전히 꽃을 피우고 있다. 배롱나무꽃도 어딘가에 있을텐데 다음에는 배롱나무꽃을 노려봐야겠다. 

버즘나무(플라타너스)


"루뻬와 전장가위가 필요하다. 도감처럼 그리고 싶은 욕구가"


"그리는데 재난문자가 와서 깜놀, 그래도 공원은 그나마 낫다"

"땡볕은 보기만 해도 -_-"


"사람은 별로 없었지만, 공원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중이라 살짝 시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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